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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도덕

두 개의 기사와 그 기사를 접하는 주변 반응에 놀라움과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첫 번째로, 우병우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 됐다.

우병우 구속영장 기각

그에 대한 놀라운 반응 중 하나가, ‘똑똑하고 논리적인 사람이라 구속을 피해갔다. 우병우 참 잘한다.’라는 말이었다. 그에 맞장구 쳐서 ‘정치인들 다 해 먹는데, 박근혜는 꼼꼼하지 못했다.’ 라는 말도 한다.

두 번째 기사는 어떤 대기업의 상사 부하 간의 폭행 사건이다.

대기업 술자리 폭행사건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상사의 뺨을 때릴 수가 있나? 어린 부하 직원에게 뺨을 맞으면 돌아버릴 것이다. 부하직원을 때린 것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라는 것이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이 가스통 할배나 박사모 수준의 막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로서는 내 바로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심한 꼴통이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사고 체계에는 ‘질서’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보수의 가치’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을 매우 왜곡하고 미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강자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일 뿐이다. 가졌고 누리고 있는 자이기 때문에 이것이 흔들리려는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마땅히 약자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먼저 나는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납득할 수가 없다. 내 입장에서는 보수라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두 번째로는 조금 깊이 있게 사유하는 사람은 보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본인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기 때문에 보수가 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말로 인간적인 면모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몇 단계의 사유를 통해서 본인의 입장이 강자에게 공감하고 있는 것이며 이기심의 발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공자 왈,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나태하다고 했는데 (子曰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우리는 생각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바빠 죽겠는데,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냐는 듯이 달리기만 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사색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래도 왜 태어났고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서는 몇십년 동안 에너지만 소비하고 엔트로피만 증가시키는 기계와 다른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