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고, 춘풍추상이라는 글씨로도 많이 남기신 잠언이다. 원래는 채근담에 있던 말이라고 한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하고 나를 지킬 때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고 하였다.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한 것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일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하셨다. 남의 사정은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겉만 보고 비난하기 십상이고, 내 잘못은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춘풍같이 대하고 나를 추상같이 대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말씀을 자주 되뇌어 보지만, 상처 주는 말, 행동을 하고 마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누구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오해만 쌓아 가고 있다.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가 우연히 박정희의 좌우명이 또한 ‘대인춘풍지기추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 좌우명이란 이렇게 공허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말로만 해서 소용 없는 거라고 호되게 꾸짖음 당한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