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주현, 2016.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지 1년이 되어 간다. 그러니까 교육의 세계를 (육아가 아닌) 맛본 지 1년이 되었다. 갓난이일 때부터 아이들에게 큰 욕심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것 뿐이었지만, 그 내포하는 의미는 계속 변해가고 있다.
어떤 몸이 건강한 몸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별로 없는데, 어떤 마음이 건강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 시점에서 학교에서 일도 있고 해서 더욱 혼란스러워지기만 하였다. 그러던 중, 발견한 블로그 (여기)그리고 그 주인께서 몇 년 전에 출판한 책까지 집어 들게 됐다.
저자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다. 지금은 시골에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아마도 나보다 10년 이상 연배가 높은 것으로 생각 되지만, 여전히 평교사로서 조그만 아이들과 부대끼고 있다.
책은 짤막한 에피소드들로 구성 되어 있다. 하나 하나가 정감이 있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시골 학교 이야기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학교 모습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년 전체가 10명이 안 되는 학교와 30명씩 6반이 있는 학교는 전혀 다른 사회일 것이다. (물론 우리 자랄 때에 비해서는 학생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저자는 폭력은 무지에서 나온다고 한다. 학급 수가 줄고 학급당 인원수가 줄어들면 폭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동의하는 바이다. 폭력은 아마도 하나의 지표일 뿐일 것이다. 다른 정서적인 측면에서 작은 학교에서 공동체 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학급 당 인원수를 줄이고 작은 학교를 많이 짓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도 같다. 그러나, 교육만큼 중요한 일이 뭐가 있을까 싶다.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이런 학교에서 보내면 좀 더 건강한 아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그렇지만 아마 실천하지 못할 것이다. 덜 벌고 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아마도 블로그를 통해 처음 세상에 내보낸 글들이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도 있다. 그리고, 내가 책을 정감 있다고 느끼고 만족스럽게 책을 읽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내 아이의 이야기와 대입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책 속에서 내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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