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까 말까 고민 되면 하지 말라던데… 그러다 보니 말이 너무 없어지네.
Category: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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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까 말까…
말할까 말까 고민 되면 하지 말라던데… 그러다 보니 말이 너무 없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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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봉 시장 – 언니네 이발관
가리봉 시장. 박노해 시에 언니네 이발관이 곡을 붙이고 노래했다.
박노해 시인의 유명한 시집 ‘노동의 새벽’ 20주년 헌정 앨범에 수록돼 있는 곡이다.
여러 음악가들이 참여한 이 앨범의 대부분의 곡은 명곡이라 부를만하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해질녘의 가리봉시장의 분위기를 묘사한 가사와 베이스음이 매력적인 곡 분위기가 훌륭하게 어우러진다. 마치 가리봉시장의 풍경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풍경 속의 등장 인물들이 느끼는 어떤 애환이랄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인 것 같지만 낭만인 것도 같고, 함께 느끼게 만든다. 속해 있는 앨범의 다른 곡처럼 치열하지 않으며 잔잔하게 읊조림으로써 더 깊게 여운을 남긴다. -
간만에 들은 개소리
‘내 직업은 아가씨가 아닙니다.’ 이게 말이 되냐? 그럼 의사한테 의사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내 직업은 선생님이 아닙니다.’라고 하겠네? 말이 안 되쟎아!
어떤 쓰레기간만에 적어 두고 싶은 개소리가 있어서 기록해 둔다.
평소에도 주변의 성별이 여성인 직원을 지칭할 때 ‘아가씨’라고 함으로써 불쾌하게 만들고는 했던 인격의 발언이다. (다행히도 호칭할 때 아가씨라고 부르는 건 못 봤다. 비겁한 인간이므로 돌아올 반응이 두려웠으리라.)
평소에 ‘모 부서의 아가씨가 이랬다.’라는 식의 발언을 많이 했으므로, ‘내 직업은 아가씨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접했을 때,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를 위해 저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애초에 그 정도 인격의 사람임을 알고 있었던 바이긴 하다. 그러나, 나이와 인간의 성숙도와는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으며, IQ와 인간성은 더욱 더 무관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게다가 스스로 그렇게 논리적이고 똑똑하다는 걸 내세우던 사람이 본인의 방어를 위해 저렇게 허접한 초등학생 논리로 독해를 못하는 척한다는 게 놀랍다. (스스로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똑똑하다는 말을 아무 부끄러움 없이 서슴치 않고 말하는 바람에 당혹한 경험이 많다.)
또 한 가지 이 사람의 특징은 약자가 강자에게 대드는 것을 인류 최악의 악행인 양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당연히 아가씨라고 불리우고는 하던 직업의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에 공명하지 못했으리라.
이럴 때마다 소위 보수의 가치라는 것의 민낯이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는 한다. 다만 저 인간은 그것을 너무 솔직히 말하는 것일 뿐… (이 주장은 좀 과격하지만, 지금 심정이 그러하므로 기록해 두기로 한다.) -
Quote from Band of Brothers
You all deserve long and happy lives in peace. – German ge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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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춘풍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신영복 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고, 춘풍추상이라는 글씨로도 많이 남기신 잠언이다. 원래는 채근담에 있던 말이라고 한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하고 나를 지킬 때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고 하였다.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한 것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일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하셨다. 남의 사정은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겉만 보고 비난하기 십상이고, 내 잘못은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춘풍같이 대하고 나를 추상같이 대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말씀을 자주 되뇌어 보지만, 상처 주는 말, 행동을 하고 마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누구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오해만 쌓아 가고 있다.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가 우연히 박정희의 좌우명이 또한 ‘대인춘풍지기추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 좌우명이란 이렇게 공허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말로만 해서 소용 없는 거라고 호되게 꾸짖음 당한 듯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