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누구한테 XX충이란 말 좀 안 썼으면 좋겠다.
생각이 말을 만들지만, 말이 생각을 만들기도 하지 않냐.
XX충이란 말이 유행하는 게 혐오가 만연한 사회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XX충이란 말 때문에 혐오가 강화되는 것 아닌가 싶다.
말 좀 조심하자.
Category: 기록
지옥
오늘 오전, 노회찬 의원 투신 뉴스를 보며 주위에서 이런 말들이 들려 왔다.
이X명은 아직 살아 있냐? 이미 자살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또 이런 소리도 들려 온다.
죽은 거 보니까 5천만원이 말고 더 있네.
생전의 그 분을 싫어했을 수도 있지만, 죽음을 앞에 두고 저런 표현이라니…
살아 있는 누군가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자살했어야 된다니…
이런 곳이 지옥 모습 아닌가? 사람이 인간성을 포기하는 곳…
몇몇 엇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잘 띄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일부의 일탈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의 일베와 워마드의 폭주, 외국인 혐오 현상이 겹쳐진다.
누가 내게 그래도 왜 희망을 가져야 되는지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다.
노회찬 의원 투신.
노회찬 의원이 투신했단다. 충격적이다.
드루킹이란 놈한테 어찌 어찌 걸려서 돈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게 큰 흠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강해서 부러져 버린 걸까.
앞서 싸우지는 못하고 뒤에서 구경만 하는 주제에, 더 싸우지 못하고 왜 놓아 버렸냐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디 명복을 빕니다.
담백하게 살기
담백하게 살기.
요새 자주 생각하는 바이다.
내가 부족한 것이 있어도 굳이 부끄러워하며 감출 필요는 없다.
조금 잘난 게 있어도 또한 굳이 과장하여 자랑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불필요한 오해, 갈등이 반은 줄어들지 않을까…
나를 좀 보아 달라고 질척거리면서 살고 있는 것 아닌가 반성한다.
훈련일지 – 하체리드를 못한다
현상:
아이언 드라이버 모두 정타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드라이버는 훅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언은 생크를 내고 있다.
예상 원인:
며칠 전부터 헤드업 하지 않기 위해 어깨 집어 넣는 것에 신경 많이 쓰고 있다. 다시 상체 리드하는 스윙이 나오는 것 같다. 상체 꼬임 유지하면서 내려오는 데 신경을 쓰도록 해야겠다.
전일 연습 때 코킹을 빨리하는 시도를 했다. 생크의 원인이 아닌가 한다. 백스윙 때 뒤로 빠지는 모습이 관찰 됐다.
해결 방안:
백스윙을 일체감 있고 몸통부터 시작하는 데 신경 쓰자. 코킹 위로 올리는 느낌으로 하고 뒤로 빠지지 않도록 하자.
하체 리드하자. Waggle Hit 드릴 해보자.
제대로 맞을 때까지 한번 샷 하고 자세 검토하는 거 반복하자.
피로감
사는 것 자체가 피로할 때가 있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허무감에 빠질 때도 있으나,
몇십년만 더 살면 된다는 사실에 안도할 때도 있다.
죄 받을 잡 생각이다.
파생결합증권 공시 제도
일괄신고서: 정기적으로 증권 발행하는 회사 편의 봐주기 위해서 미리 신고함.
일괄신고추가서류: 실제로 발행할 때 제출함.
일괄신고서의 정정: 첨부서류인 재무제표가 갱신될 때, 즉 정기 보고서가 공시될 때, 일괄 신고서 정정함. 일괄 신고서 정정 시 3영업일 후 효력 발생. 효력 정지 기간 중 증권사의 발행, 은행의 청약이 중지됨.
정기 보고서의 제출 기한: 분기, 반기 보고서는 반기 경과 후 45일. 사업보고서는 기 경과 후 60일임. 따라서 3월 결산 법인과 12월 결산 법인 사이에는 년 2회 일괄신고서 효력 정지 기간이 상이하게 됨. (12월 법인의 1분기 결산 후 45일, 12월 법인의 기결산 후 60일)
결산월 1/4분기보고서* 반기보고서* 3/4분기보고서* 사업보고서**
03월 08/14 (08/29) 11/14 (11/29) 02/14 (03/02) 06/29
12월 05/15 (05/30) 08/14 (08/29) 11/14 (11/29) 04/02
이명박과 최대집
최대집이라는 사람이 의협 회장에 당선 됐다는 것을 최근에 들었다. (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고 하니 거의 일베 수준의 극우 인사이다. 서북청년단을 계승하는 모 단체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언행이 서청의 그것과 일치하는 듯 하다.(서북청년단 계승)
나로서는 참담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로서 의협 구성원 다수가 일베를 추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그래 너 더러운 건 알아. 그렇지만 일은 잘 하리라 믿는다.’ 라는 심리가 느껴진다.
이 사람은 문재인 케어와 싸울 태세가 돼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케어가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케어가 반드시 저지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하면 최대집 당선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서청을 계승하는 회장’은, 절대로 저지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극우 인사가 대표로 있는 의협이 대중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까? 그들의 문제 제기는 그저 일베급의 논의로 묻혀버리게 되리라 예상한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의협의 문제 제기를 정부가 귀담아 들을 유인이 있을까?
의협 활동을 얼마나 잘 할지 또는 추진력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대중들은 다른 것은 기억 못하고 ‘의협=서청’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케어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건전하게 제대로 논의될 수 없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이명박을 뽑아 놓고 경제를 살려 달라고 기대했던 우리는 천문학적 액수의 국고 탕진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대집을 뽑아 놓고 문재인 케어를 저지해 달라고 기대하는 의협은 어떤 대가를 치를지 모르겠다.
The glass-ceiling index 2017
Econonmist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OECD 국가들의 성평등 지수이다.
우리나라는 예상대로 꼴찌다. 심지어 터키보다도 불평등하다.
눈에 띄는 점은 특히 회사에서 불평등이 심하다는 점이다. 남녀간 임금 격차가 압도적으로 꼴찌이고, 경영진에서 여성 비율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여성 의원 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런데, 여성 GMAT 수험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나타났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유학을 준비할 정도 여유 있는 집에서는 한국을 떠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한다고 해석하면 무리인가?
약간은 장난처럼 우리 딸들이 회사원만 안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숫자가 말해주는 듯하다.
마지막의 아빠 육아 휴직에 대한 데이터는 맞는 건가? 17.2주의 육아 휴직을 받는다는데? 데이터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서울역 계단
오래 전 부끄러운 일을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불현듯 떠올라 혼자 얼굴 붉히고 마는 일들이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으므로, 아마도 의식적으로 꾹꾹 눌러 놓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뇌 어느 한 부분에 상처를 낸 기억일 것이므로 지워지지 않고 내 뜻과 상관 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억들이다.
그런 것들 하나씩 적어 보려고 한다.
너 같은 애들을 반달이라고 한다며…
1995년 근처라고 생각 된다. 당시는 내가 살았던 하루하루가 부끄러운 나날들이었다. 명문대를 다니고 있었으나 학교는 잘 나가지 않았다. 운동권 흉내를 내고 싶어서 데모에도 쫓아 다녔으나 구체적인 문제 의식은 별로 없었다. 그저 누구에게라도 풀고 싶은 불만은 조금 있었겠지. 일정한 거처 없이 친구집을 전전해 다녔고, 부모님과 같이 살던 집에는 사나흘에 한번 들어가고는 했다.
무엇보다도 인생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당시 처한 가난에 대해서 과장하였고, 그것을 핑계로 사는 의지를 놓아 버렸다. 인생을 허비한 죄란 그 시절 내게 해당하는 죄목이다.
내 정체를 규정하자면 공부를 안 했으니 학생은 아니었고, 세상을 바꿔 보고 싶었지만 실천은 없었으므로 활동가도 아니었다. 운동권 흉내내는 반(半)동권 정도였겠다.
저것도 인간이라고…
막상 데모대를 따라 다니다 보면 그렇게 열의가 있지도 않았다.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빨리 해산하고 술이나 마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이런다고 바로 세상이 바뀌지도 않을테고, 나는 데모에 나왔으니 의식 있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로 만족할 뿐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데모에 자주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별로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처럼 백골단에게 머리 깨질 염려는 거의 없었다. 가끔 지랄탄에 곤혹스럽긴 해도 그 뿐이다. 눈에 띄게 설치지 않는 이상 잡혀갈 염려도 없었다. 물론 잡혀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잡혀간다고 해서 고문을 당하거나 빨간 줄을 그을 염려는 없었다.
그 날도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데모대를 따라 다녔던 것 같다. 늦게 해산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는데 졸음이 쏟아졌다. 서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기다리다가 계단에 앉아서 쪽잠을 잤다. 일정치 않은 잠자리와 불규칙한 식사 그리고 줄담배로 인해 체력은 매우 약해져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나 쪽잠을 자는데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나는 데모하고 온 사람이니까, 특별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는 게 느껴졌다. 사람들 지나다니는데 불편하니 일어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쪽에서 자고 있긴 했지만, 서울역은 유동인구가 많으니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일어나려 했다. 그 순간 나를 깨운 이의 모습이 눈에 서서히 들어왔다. 나를 깨운 이는 점퍼 차림의 중년의 남성이었다. 그 남성이 입고 있는 점퍼의 한쪽 팔이 비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으나, 내 입에서 거친 말이 나왔다.
“아 씨. 이 옆으로 지나 다니면 되잖아요.”
어떤 사고의 흐름을 거쳐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스스로 너무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잠결에 짜증이 섞여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는 분명히 순순히 자리를 피하려고 했었다. 상대방이 약한 것을 깨닫고 태도를 바꾼 것이다.
어이 없는 눈빛으로 그 남성은 나를 쳐다 보았다.
“저것도 인간이라고…”
그 남성이 한심한 듯 나를 쳐다 보면서 나즈막히 읖조린 말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사라져 갔다.
나보다 훨씬 약한 상대라고 여겨졌던 사람에게서 들은 경멸의 말은 충격이었다. 멍하니 한참을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항상 진보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이 내 안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더군다나 나는 반동권이지 않았나.
그러나 그 때의 충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며칠 지나지 않아 기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가끔 아주 뜬금 없이 아무 맥락 없이 그 남성의 눈빛이 떠오른다. 머리 속 어딘가에 상처로 남아 있는 기억임에 분명하다. 그는 정곡을 찌른 것이다. ‘너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라고 내게 말한 것이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주제에 약자에게만 강하구나. 게으른 줄만 알았더니 비겁하기까지 하구나.
너는 지금 사람으로 살고 있느냐라고 물으면 그 대답에 자신은 없다. 오히려 무뎌진 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것은 여전하다. 다만 세상 그런 거 아니겠냐며 어른인 척 하고 그렇게 아파하지는 않는다.
인간으로 살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