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기록

이명박과 최대집

최대집이라는 사람이 의협 회장에 당선 됐다는 것을 최근에 들었다. (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고 하니 거의 일베 수준의 극우 인사이다. 서북청년단을 계승하는 모 단체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언행이 서청의 그것과 일치하는 듯 하다.(서북청년단 계승)
나로서는 참담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로서 의협 구성원 다수가 일베를 추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그래 너 더러운 건 알아. 그렇지만 일은 잘 하리라 믿는다.’ 라는 심리가 느껴진다.
이 사람은 문재인 케어와 싸울 태세가 돼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케어가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케어가 반드시 저지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하면 최대집 당선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서청을 계승하는 회장’은, 절대로 저지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극우 인사가 대표로 있는 의협이 대중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까? 그들의 문제 제기는 그저 일베급의 논의로 묻혀버리게 되리라 예상한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의협의 문제 제기를 정부가 귀담아 들을 유인이 있을까?
의협 활동을 얼마나 잘 할지 또는 추진력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대중들은 다른 것은 기억 못하고 ‘의협=서청’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케어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건전하게 제대로 논의될 수 없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이명박을 뽑아 놓고 경제를 살려 달라고 기대했던 우리는 천문학적 액수의 국고 탕진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대집을 뽑아 놓고 문재인 케어를 저지해 달라고 기대하는 의협은 어떤 대가를 치를지 모르겠다.

The glass-ceiling index 2017

The glass-ceiling index

Econonmist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OECD 국가들의 성평등 지수이다.
우리나라는 예상대로 꼴찌다. 심지어 터키보다도 불평등하다.
눈에 띄는 점은 특히 회사에서 불평등이 심하다는 점이다. 남녀간 임금 격차가 압도적으로 꼴찌이고, 경영진에서 여성 비율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여성 의원 수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런데, 여성 GMAT 수험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나타났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유학을 준비할 정도 여유 있는 집에서는 한국을 떠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한다고 해석하면 무리인가?
약간은 장난처럼 우리 딸들이 회사원만 안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고 숫자가 말해주는 듯하다.

마지막의 아빠 육아 휴직에 대한 데이터는 맞는 건가? 17.2주의 육아 휴직을 받는다는데? 데이터 전반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서울역 계단

오래 전 부끄러운 일을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곤 한다. 불현듯 떠올라 혼자 얼굴 붉히고 마는 일들이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었으므로, 아마도 의식적으로 꾹꾹 눌러 놓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뇌 어느 한 부분에 상처를 낸 기억일 것이므로 지워지지 않고 내 뜻과 상관 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기억들이다.
그런 것들 하나씩 적어 보려고 한다.

너 같은 애들을 반달이라고 한다며…

1995년 근처라고 생각 된다. 당시는 내가 살았던 하루하루가 부끄러운 나날들이었다. 명문대를 다니고 있었으나 학교는 잘 나가지 않았다. 운동권 흉내를 내고 싶어서 데모에도 쫓아 다녔으나 구체적인 문제 의식은 별로 없었다. 그저 누구에게라도 풀고 싶은 불만은 조금 있었겠지. 일정한 거처 없이 친구집을 전전해 다녔고, 부모님과 같이 살던 집에는 사나흘에 한번 들어가고는 했다.
무엇보다도 인생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당시 처한 가난에 대해서 과장하였고, 그것을 핑계로 사는 의지를 놓아 버렸다. 인생을 허비한 죄란 그 시절 내게 해당하는 죄목이다.
내 정체를 규정하자면 공부를 안 했으니 학생은 아니었고, 세상을 바꿔 보고 싶었지만 실천은 없었으므로 활동가도 아니었다. 운동권 흉내내는 반(半)동권 정도였겠다.

저것도 인간이라고…

막상 데모대를 따라 다니다 보면 그렇게 열의가 있지도 않았다.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빨리 해산하고 술이나 마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이런다고 바로 세상이 바뀌지도 않을테고, 나는 데모에 나왔으니 의식 있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로 만족할 뿐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데모에 자주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별로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처럼 백골단에게 머리 깨질 염려는 거의 없었다. 가끔 지랄탄에 곤혹스럽긴 해도 그 뿐이다. 눈에 띄게 설치지 않는 이상 잡혀갈 염려도 없었다. 물론 잡혀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잡혀간다고 해서 고문을 당하거나 빨간 줄을 그을 염려는 없었다.
그 날도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데모대를 따라 다녔던 것 같다. 늦게 해산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려는데 졸음이 쏟아졌다. 서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기다리다가 계단에 앉아서 쪽잠을 잤다. 일정치 않은 잠자리와 불규칙한 식사 그리고 줄담배로 인해 체력은 매우 약해져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나 쪽잠을 자는데에 대해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었다. 나는 데모하고 온 사람이니까, 특별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는 게 느껴졌다. 사람들 지나다니는데 불편하니 일어나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쪽에서 자고 있긴 했지만, 서울역은 유동인구가 많으니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일어나려 했다. 그 순간 나를 깨운 이의 모습이 눈에 서서히 들어왔다. 나를 깨운 이는 점퍼 차림의 중년의 남성이었다. 그 남성이 입고 있는 점퍼의 한쪽 팔이 비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으나, 내 입에서 거친 말이 나왔다.
“아 씨. 이 옆으로 지나 다니면 되잖아요.”
어떤 사고의 흐름을 거쳐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스스로 너무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잠결에 짜증이 섞여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는 분명히 순순히 자리를 피하려고 했었다. 상대방이 약한 것을 깨닫고 태도를 바꾼 것이다.
어이 없는 눈빛으로 그 남성은 나를 쳐다 보았다.
“저것도 인간이라고…”
그 남성이 한심한 듯 나를 쳐다 보면서 나즈막히 읖조린 말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사라져 갔다.
나보다 훨씬 약한 상대라고 여겨졌던 사람에게서 들은 경멸의 말은 충격이었다. 멍하니 한참을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항상 진보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이 내 안에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더군다나 나는 반동권이지 않았나.
그러나 그 때의 충격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며칠 지나지 않아 기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가끔 아주 뜬금 없이 아무 맥락 없이 그 남성의 눈빛이 떠오른다. 머리 속 어딘가에 상처로 남아 있는 기억임에 분명하다. 그는 정곡을 찌른 것이다. ‘너는 사람으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너도 알고 있지 않느냐?’라고 내게 말한 것이다.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주제에 약자에게만 강하구나. 게으른 줄만 알았더니 비겁하기까지 하구나.
너는 지금 사람으로 살고 있느냐라고 물으면 그 대답에 자신은 없다. 오히려 무뎌진 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것은 여전하다. 다만 세상 그런 거 아니겠냐며 어른인 척 하고 그렇게 아파하지는 않는다.
인간으로 살기도 어렵다.

제주잔혹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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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7, 일요일.
제주로 출발합니다. 불행히도 여행 기간 중 3일 비 소식이 예정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미리 우산을 잘 챙겨 가니, 나는 참 준비가 철저한 인간입니다.
  • 2018/01/08 ~ 09.
제주시에서 1박 후 서귀포 중산간 언저리에 있는 숙소로 어슬렁어슬렁 구경하며 이동합니다.
따뜻한 날씨를 예상했는데, 바람도 불고 기온도 내려가고 있습니다. 사악한 날씨네요.
어라, 비가 온다고 했는데 눈이네. 그래도 이 정도면 돌아다닐만 합니다.
내일은 한라산에 갈 예정이고, 모레는 마라도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만, 산간 지방은 대설주의보, 바다는 풍랑 주의보랍니다. 산행도 좌절 되고, 마라도도 좌절 됐지만, 괜찮습니다. 서귀포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합니다.
  • 2018/01/10.
눈이 많이 옵니다. 호텔 직원들이 눈 때문에 출근을 못한다고 합니다. 산간지방은 대설 경보, 해안은 대설 주의보입니다. 공항이 마비 됐다고 하네요.
그러나 역시 제주도는 따뜻하네요. 12시쯤 되니 길이 녹기 시작합니다. 조심조심 내려가 보도록 합니다.
대정읍에 있는 추사관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는 길에 장도 좀 보고 오기로 하고 마트에 들렀습니다.
짜증나게도 마트에서 접촉 사고가 났습니다. 주차 공간이 아닌 곳에 주차된 마티즈를 살짝 긁었습니다.
늦으면 길이 얼지도 몰라 걱정이 되기 시작하여 현금 바로 주고 뜨려고 하는데, 보험이 완전 면책이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보험사에 연락하고 기다려 봅니다. 30분 이상 소요된 것 같습니다. 곧 길이 얼것만 같아 걱정이 됩니다.
서둘러 중산간 호텔까지 올라가는데,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길은 이미 얼기 시작했고, 한번이라도 멈추면 못 올라갈 것 같습니다.
아뿔싸. 전방에 눈길에 미끄러진 차들이 엉켜 있습니다. 이미 접촉사고 나 있는 상태고, 차량 대여섯대가 앞뒤로 몰려 있습니다. 망했다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왔습니다. 차가 멈춰 버렸으니 이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바퀴는 헛돌고 엑셀을 밟으니 옆으로 돕니다.
다행이 바로 옆에 교회가 있고, 그 앞에 조그만 주차장이 있습니다.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차를 밀어서 기적적으로 평지에 차를 댔습니다. 주님의 은총이죠.
5시 30분. 이제 곧 해가 질테고, 숙소까지는 1.5km 오르막에 1.0km 평지가 남았습니다. 내려가서 다른 숙소를 잡으러면 2.0km 내려가서 택시 잡아서 중문이나 서귀포 시내로 가야 하는데, 택시가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호텔에 전화를 걸었더니 도울 방법이 없다고 하고, 렌트카에서는 견인차를 불러야 되는데, 제주 전역에 품귀라 언제 구할지 알 수 없고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합니다.
해가 질 거 같아 더 판단을 늦출 수가 없어 급히 걷자고 합니다. 걷기 시작합니다.
작은 아이는 업다가 걸리다가 하고 큰 아이는 계속 걸었습니다.
금세 해가 집니다. 눈은 더 거세지고 앞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간간히 내려오는 차의 헤드라이트가 위안이 되지만, 그 차들도 미끄러질가 위태위태합니다.
약 30분 정도 걸으니 호텔에서 연락이 옵니다. 내려갈 수 있는 차를 마련했으니 데리러 온답니다.
15분 후에 마티즈 흰색 한 대가 나타납니다. 심지어 체인도 없습니다. 차가 그것밖에 없다네요.
역시나. 못 갑니다. 이미 이때는 평지를 걷고 있었는데도 못 갑니다.
애들하고 아내는 태우고 저는 뒤에서 다시 차를 밀어서 겨우 출발시켰습니다.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7세, 9세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까 걱정했으나, 그냥 힘들었다고만 합니다.
피어슨이 남극 탐험에 실패하고 조난당해 죽은 위치가 스스로 남겨 놓은 보급 지점에서 불과 150미터 떨어진 지점이었다는 게 생각난 저만 패닉에 빠진 거죠.
지쳐 잠이 듭니다.
  • 2018/01/11
밤새 눈이 왔습니다. 오늘은 좀 눈이 잦아들 거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오전 내내 퍼부었습니다.
12시가 되자 겨우 조금 진정이 되어 차 상태를 보러 갔습니다. 잘 하면 올라오기는 어려워도 내려갈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우선 체인을 구해 보려고 합니다. 3km 이상 걸어서 찾아간 하나로마트에는 체인이 동난지 오래 됐습니다. 거기서 택시를 타고 찾아간 서귀포 시내에도 체인은 전부 동이 나고 체인 구하러 온 사람들만 넘쳐납니다.
겨우 먹거리만 좀 사와서 돌아옵니다.
눈발은 다시 세지지만, 내일은 기온이 올라간다는 예보를 믿고 차는 내일 빼 보기로 합니다.
그러나, 눈은 밤새 내렸습니다. 퍼부었습니다.
  • 2018/01/12
오늘은 제주시까지 나가야 됩니다.
눈은 계속 내렸습니다. 도로 상황은 어제보다 훨씬 안 좋습니다.
결국 가족들은 호텔 지원 차를 빌려서 해안가로 내려 보내고 저는 중산간에 서서 주차돼 있는 차를 바라보며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도전해 볼까. 해보기로 합니다. 이런…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미끄러운 게 문제가 아니라 앞뒤로 쌓인 50cm 눈밭에 바퀴가 푹 잠겼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유일하게 옳은 판단을 햇습니다. 견인차를 불러 해안가로 내려갔습니다.
거기서 차를 몰고 다시 제주시로 향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해안가로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 2018/01/13
제주시에서 문명을 만끽했습니다.
  • 자! 여기서 저는 무슨 잘못을 저질렀던 것일까요?
첫 번째, 대전략의 실패입니다. 비록 산에 가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고 하나 굳이 중산간에 숙소를 잡을 이유는 없었습니다. 15년 전쯤 중산간에서 바라본 풍경이 인상적이었고, 여름에는 항상 바닷가에만 있었다는 게 이유였으나, 겨울에 중산간은 큰 실책이었습니다.
두 번째, 리스크 관리의 실패입니다. 기온이 높아서 비 예보가 있었다고는 하나, 섬의 날씨는 마치 금융시장처럼 변화 무쌍한 것. 언제든지 비가 눈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다면, 체인을 준비했어야 합니다.
세 번째,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여 자치 따른는 자들을 더 불안하게 할 소지가 있었습니다.
네 번째, 밸류에이션의 실패입니다.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차와 미리 예약한 숙소를 포기하고 즐긴 후에 생각해 봐도 됐엇지만, 혹시나 날씨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로 버텼습니다. 물론 일기 예보 상으로 10일보다 11일이, 11일보다 12일 날씨가 좋았지만, 사실은 반대로 실현되었습니다. 흔히 있는 일이었습니다. 안전마진을 확보하지 못한 프라이싱의 사례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실책은 순간 순간을 즐기지 못했다는 것이니다.
이 모든 과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즐거웠습니다. 폭설에는 눈사람 만들고 눈장난을 하고 지겨워지면 수영장에서 즐겼습니다. (수영장은 매우 좋았습니다.) 휴가란 게 특별한 게 아니라 가족과 같이 시간 보내는 의미가 가장 클텐데, 5분 간격으로 날씨 확인하고 창 밖에 쌓인 눈을 보며 걱정하는 모습 좋지 못했습니다.
힘 빼고 살자고 다짐한지 오래 됐지만, 아직도 힘이 안 빠집니다. 하루하루 충실히 즐겨보겠습니다.

인생이 여행이라면

인생이 여행이라면 계획이 필요하지만, 계획이 어긋났을 때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생활고를 아는 사람은 자유롭기 위해서 돈을 벌고자 한다. 이 경우에 돈을 버는 행위는 미래의 해방을 위해 잠시 자유를 유보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생활고와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이미 돈으로부터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돈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돈에 구속 되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다.
자유롭고 싶어 열심히 돈을 벌다 보면 돈 버는 것 말고는 알지 못하게 되어 돈에 구속 되게 되는 것일까? 복잡하다. 그보다는 ‘돈 맛’이라는 것이 실재하는 것 같다.

부자가 되지도 가난하게 되지도 말라고 하셨다는 전 대통령님 말씀이 이런 뜻인가 짐작해 본다.

돈 맛 말고 사는 맛을 알고 싶은데, 아직 생활고에서 해방되지도 못했다. 가능하기는 한 걸까?

연금제도

연금 관련해서 이름도 많고 복잡해서 간단히 메모해 둔다.

1. 국민연금
나라에서 우리 걱정하셔서 돈 떼 가는 거다.
2. 퇴직연금
퇴직금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는 퇴직금을 퇴직할 때 주었지만, 언젠가부터 퇴직 연금 형태로 다른 금융 기관에 맡기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DB, DC 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여기에 포함된다. IRP는 원래는 이직이나 퇴직의 경우에 퇴직연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든 제도였는데, 재직 중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의미가 약간 변질되어 개념도 헷갈린다. 재직 중에 가입한 IRP는 연금저축과 합쳐서 700만원까지(17년 현재) 세액 공제를 해 주고 있어서 절세 수단이 되고 있다.
3. 연금저축
국민연금, 퇴직연금으로 모자랄까봐 따로 가입하는 형태다.

정치와 도덕

두 개의 기사와 그 기사를 접하는 주변 반응에 놀라움과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첫 번째로, 우병우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 됐다.

우병우 구속영장 기각

그에 대한 놀라운 반응 중 하나가, ‘똑똑하고 논리적인 사람이라 구속을 피해갔다. 우병우 참 잘한다.’라는 말이었다. 그에 맞장구 쳐서 ‘정치인들 다 해 먹는데, 박근혜는 꼼꼼하지 못했다.’ 라는 말도 한다.

두 번째 기사는 어떤 대기업의 상사 부하 간의 폭행 사건이다.

대기업 술자리 폭행사건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상사의 뺨을 때릴 수가 있나? 어린 부하 직원에게 뺨을 맞으면 돌아버릴 것이다. 부하직원을 때린 것은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라는 것이었다.
이런 정도의 표현이 가스통 할배나 박사모 수준의 막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로서는 내 바로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다. 세상에 이보다 더 심한 꼴통이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보수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의 사고 체계에는 ‘질서’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보수의 가치’라고 표현하는 것은 사실을 매우 왜곡하고 미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강자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것일 뿐이다. 가졌고 누리고 있는 자이기 때문에 이것이 흔들리려는 움직임에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마땅히 약자에게 감정 이입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먼저 나는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의 가치를 납득할 수가 없다. 내 입장에서는 보수라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두 번째로는 조금 깊이 있게 사유하는 사람은 보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본인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기 때문에 보수가 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정말로 인간적인 면모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몇 단계의 사유를 통해서 본인의 입장이 강자에게 공감하고 있는 것이며 이기심의 발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공자 왈,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나태하다고 했는데 (子曰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우리는 생각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도 든다. 바빠 죽겠는데, 생각할 시간이 어디 있냐는 듯이 달리기만 하고 있으니, 여유롭게 사색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래도 왜 태어났고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고서는 몇십년 동안 에너지만 소비하고 엔트로피만 증가시키는 기계와 다른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