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들은 개소리

‘내 직업은 아가씨가 아닙니다.’ 이게 말이 되냐? 그럼 의사한테 의사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내 직업은 선생님이 아닙니다.’라고 하겠네? 말이 안 되쟎아!

어떤 쓰레기

간만에 적어 두고 싶은 개소리가 있어서 기록해 둔다.
평소에도 주변의 성별이 여성인 직원을 지칭할 때 ‘아가씨’라고 함으로써 불쾌하게 만들고는 했던 인격의 발언이다. (다행히도 호칭할 때 아가씨라고 부르는 건 못 봤다. 비겁한 인간이므로 돌아올 반응이 두려웠으리라.)
평소에 ‘모 부서의 아가씨가 이랬다.’라는 식의 발언을 많이 했으므로, ‘내 직업은 아가씨가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접했을 때, 본능적으로 자기 방어를 위해 저런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애초에 그 정도 인격의 사람임을 알고 있었던 바이긴 하다. 그러나, 나이와 인간의 성숙도와는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으며, IQ와 인간성은 더욱 더 무관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게다가 스스로 그렇게 논리적이고 똑똑하다는 걸 내세우던 사람이 본인의 방어를 위해 저렇게 허접한 초등학생 논리로 독해를 못하는 척한다는 게 놀랍다. (스스로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똑똑하다는 말을 아무 부끄러움 없이 서슴치 않고 말하는 바람에 당혹한 경험이 많다.)
또 한 가지 이 사람의 특징은 약자가 강자에게 대드는 것을 인류 최악의 악행인 양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당연히 아가씨라고 불리우고는 하던 직업의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에 공명하지 못했으리라.
이럴 때마다 소위 보수의 가치라는 것의 민낯이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는 한다. 다만 저 인간은 그것을 너무 솔직히 말하는 것일 뿐… (이 주장은 좀 과격하지만, 지금 심정이 그러하므로 기록해 두기로 한다.)

대인춘풍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신영복 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고, 춘풍추상이라는 글씨로도 많이 남기신 잠언이다. 원래는 채근담에 있던 말이라고 한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하고 나를 지킬 때는 가을 서리처럼 하라고 하였다. 남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한 것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일뿐만 아니라 소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하셨다. 남의 사정은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겉만 보고 비난하기 십상이고, 내 잘못은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춘풍같이 대하고 나를 추상같이 대하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말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말씀을 자주 되뇌어 보지만, 상처 주는 말, 행동을 하고 마는 나를 발견하고 만다.  누구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오해만 쌓아 가고 있다.
얼마 전에 인터넷을 돌아다니가 우연히 박정희의 좌우명이 또한 ‘대인춘풍지기추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 좌우명이란 이렇게 공허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말로만 해서 소용 없는 거라고 호되게 꾸짖음 당한 듯한 기분이다.

말 좀 조심하자

제발 누구한테 XX충이란 말 좀 안 썼으면 좋겠다.
생각이 말을 만들지만, 말이 생각을 만들기도 하지 않냐.
XX충이란 말이 유행하는 게 혐오가 만연한 사회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XX충이란 말 때문에 혐오가 강화되는 것 아닌가 싶다.
말 좀 조심하자.

지옥

오늘 오전, 노회찬 의원 투신 뉴스를 보며 주위에서 이런 말들이 들려 왔다.

이X명은 아직 살아 있냐? 이미 자살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또 이런 소리도 들려 온다.

죽은 거 보니까 5천만원이 말고 더 있네.

생전의 그 분을 싫어했을 수도 있지만, 죽음을 앞에 두고 저런 표현이라니…
살아 있는 누군가를 싫어할 수도 있지만, 자살했어야 된다니…

이런 곳이 지옥 모습 아닌가? 사람이 인간성을 포기하는 곳…

몇몇 엇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잘 띄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 보지만, 일부의 일탈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의 일베와 워마드의 폭주, 외국인 혐오 현상이 겹쳐진다.

누가 내게 그래도 왜 희망을 가져야 되는지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다.

노회찬 의원 투신.

노회찬 의원이 투신했단다. 충격적이다.

드루킹이란 놈한테 어찌 어찌 걸려서 돈을 받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게 큰 흠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강해서 부러져 버린 걸까.
앞서 싸우지는 못하고 뒤에서 구경만 하는 주제에, 더 싸우지 못하고 왜 놓아 버렸냐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부디 명복을 빕니다.

담백하게 살기

담백하게 살기.
요새 자주 생각하는 바이다.

내가 부족한 것이 있어도 굳이 부끄러워하며 감출 필요는 없다.
조금 잘난 게 있어도 또한 굳이 과장하여 자랑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불필요한 오해, 갈등이 반은 줄어들지 않을까…

나를 좀 보아 달라고 질척거리면서 살고 있는 것 아닌가 반성한다.

피로감

사는 것 자체가 피로할 때가 있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허무감에 빠질 때도 있으나,
몇십년만 더 살면 된다는 사실에 안도할 때도 있다.
죄 받을 잡 생각이다.

이명박과 최대집

최대집이라는 사람이 의협 회장에 당선 됐다는 것을 최근에 들었다. (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고 하니 거의 일베 수준의 극우 인사이다. 서북청년단을 계승하는 모 단체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언행이 서청의 그것과 일치하는 듯 하다.(서북청년단 계승)
나로서는 참담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로서 의협 구성원 다수가 일베를 추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그래 너 더러운 건 알아. 그렇지만 일은 잘 하리라 믿는다.’ 라는 심리가 느껴진다.
이 사람은 문재인 케어와 싸울 태세가 돼 있는 것 같다. 문재인 케어가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재인 케어가 반드시 저지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하면 최대집 당선은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서청을 계승하는 회장’은, 절대로 저지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극우 인사가 대표로 있는 의협이 대중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까? 그들의 문제 제기는 그저 일베급의 논의로 묻혀버리게 되리라 예상한다.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의협의 문제 제기를 정부가 귀담아 들을 유인이 있을까?
의협 활동을 얼마나 잘 할지 또는 추진력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대중들은 다른 것은 기억 못하고 ‘의협=서청’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케어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건전하게 제대로 논의될 수 없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이명박을 뽑아 놓고 경제를 살려 달라고 기대했던 우리는 천문학적 액수의 국고 탕진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대집을 뽑아 놓고 문재인 케어를 저지해 달라고 기대하는 의협은 어떤 대가를 치를지 모르겠다.